서귀포시장님, 할 만 하신지요
서귀포시장님, 할 만 하신지요
  • 한국현 기자
  • 승인 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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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경 서귀포시장이 왜 지난 일을 다시 끄집어 내서 피곤하게 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억하심정은 없고 잘 했으면 하는 바램에서다. 지난 7월 27일로 돌아가 본다. 제주도는 서귀포시장에 양윤경 제주4ㆍ3희생자유족회 회장을 내정했다. 농업분야 전문가로 1차산업 경쟁력 확보와 발전에 기여했고 마을리장, 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장, 4ㆍ3희생자유족회장 등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내 갈등 해소에도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내정 이유다. 
언론은 양 내정자 뒷조사에 들어갔다. 시장 내정자 발표 이전에 정보를 캐낸 일부 언론은 이미 취재가 시작된 상태였다. 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도 정보를 공유하며 수군거렸다.
4ㆍ3의 정치적 중립을 위배했다는 논란은 겉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했다. 조사를 안해도 되니까. 부동산 투기에 따른 도덕성 문제가 심각하게 들렸다. 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장 등 좋은 자리에 있을 때 공적자금으로 땅을 매입한 후 되팔아 막대한 시세차액을 남겼다는 의혹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왔다.
도의회는 양 내정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예상했던 대로 의원들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도민 눈높이에서 볼 때 이해할 수 없다. 과도하게 부동산이 많다” 등등. 어떤 의원은 “재테크의 달인”이라며 비꼬았다. 양 내정자는 농지법 위반 등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다소 잘못됨과 부족함이 있지만, 오해가 있는 측면도 있다”고 진땀을 흘리며 해명했다.
4ㆍ3의 정치적 중립 논란도 쟁점이 됐다. 김희현 의원은 “4ㆍ3유족이 제주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올해가 4ㆍ3 70주년이고 4ㆍ3의 전국화와 세계화 등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서귀포시장에 내정된 것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양 내정자는 “(원희룡 지사가) 현직 4ㆍ3유족회장을 내정하면서 4ㆍ3 해결에 대한 의지도 포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다소 궁색했다.
이쯤 되면 인사청문특위가 ‘부적격’ 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땅 문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인사청문특위는 부동산 문제로 일부 흠결이 드러나긴 했지만 행정시장 직 수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적격’ 의견을 냈다.
청문회 통과는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서 감지됐다. 오전에는 날카로웠지만 오후에는 미지근했다. 양 내정자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의원들이 “원 지사와 교감이 있었느냐”고 묻자 양 내정자는 “그런 일은 전혀 없다. 서귀포시장에 응모하면서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통과를 확신했다. 지사와 교감없이 행정시장에 응모했다는 말을 믿는 도민이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어쨌거나 인사청문특위는 경과보고서를 통해 “책임 부재와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야기됐고 정책자금을 이용한 재산증식 의구심도 있다”면서도 “농업민생 전문성과 4ㆍ3유족회장으로 4ㆍ3의 전국화를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양 내정자는 지난 달 21일 서귀포시장에 취임했다. 양 시장은 취임사에서 “시민 모두가 꿈꾸는 행복한 서귀포시를 만들어 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 시민과의 무한 소통과 협치를 바탕으로 진심, 공감, 감동이 있는 시정을 펼쳐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취임식이 있던 날은 제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할 때. 양 시장은 긴급회의를 열어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피해지역을 돌며 복구에 나서는 시민과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요즘은 오라는데는 다 가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선거 없이 도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장이기는 하지만 시장은 대단한 자리다. 가문의 영광이기도 하다. 시장을 그만 두더라도 시장이라고 불러준다. 우여곡절(?) 끝에 서귀포시장 자리를 꿰찬 만큼 구설에 오르지 말고 그 직을 잘 수행하길 바란다.

한국현 기자  bomok@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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