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이라는 이름의 무게
국립이라는 이름의 무게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9.0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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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는 학생들을 버렸습니다.”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는 3일 낮 12시 학교 정문에서부터 본관까지 행진을 하며 최근 학교 측이 발표한 A교수에 대한 대학 측의 자체 조사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이날 “갑질교수에 대한 교무처의 조사결과 내용을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3개 부서인 인권센터, 연구윤리위원회, 교무처로 나누어 진행된 조사 중 인권센터와 연구윤리 측의 조사결과는 대체적으로 수긍할만하나, 교무처의 조사결과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비대위는 “학생들의 증거는 모두 무시된 채 교수의 증언에 힘이 시린 조사결과를 용납할 수 없었다”라며 “또한 조사결과를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는 협박조의 요구도 부당했으며 교무처의 조사결과는 이의제기가 불가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비대위가 밝힌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서 과연 국립 제주대학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들었다.

우선 학교 측은 지난달 28일 송석언 총장 및 보직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교 측은 그 자리에서 이번 문제와 관련된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해당 학생들에게는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비대위의 주장에 따르면 교무처의 조사 결과는 학교 측이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에 통지됐다. 비대위는 “이 통지에는 조사 결과를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는 협박조의 요구도 있었고 교무처의 조사결과에 대한 이의제기조차 불가능했다”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국립 제주대학교의 위상이 이렇게까지 떨어졌다는 점에서이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대학교가 존재하지만 거점 국립대학교는 10개 밖에 없다. 제주대학교의 존재 가치는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존재는 학생들과 함께 할 때이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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