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다른 민원을 접하고 든 단상
사실과 다른 민원을 접하고 든 단상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9.02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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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배의 귀띔으로 “노형동 한 공사장에서 소음 때문에 주민들이 잠을 못자고 있다”는 현장을 최근 확인해봤다. 오전 7시부터 기다려봤는데 오전 9시가 돼서야 공사가 시작됐다.

해당 공사현장 담당 소장은 “어떻게든 소음을 줄이려고 법, 절차는 다 따르고 온갖 노력은 하는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치는 민원 때문에 난처할 때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인구 50만명이 목전인 제주시는 바야흐로 민원의 ‘천국’이다.

주차난부터 각종 소음, 악취 등 가지각색이다. 올 상반기 제주시가 처리한 전자민원은 1만370건. 지난해 상반기보다 15% 증가했다.

이처럼 민원이 늘면서 언론사로 들어오는 제보도 잇따른다. 내용을 듣고 현장을 확인해보면 제보자의 주장과 다를 때도 종종 있다.

기삿거리야 취재과정에서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니 그렇다 쳐도 왜곡된 민원으로 곳곳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보면 ‘왜 그럴까?’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일방통행로 조성사업 과정에서 제기된 주장도 물음표를 남긴다.

일방통행 조성사업이 진행되는 곳에선 사업설명회와 함께 주민대상 설문조사도 이뤄졌다. 하지만 지역 일부 주민, 상인들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어쩌면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민원의 핵심은 옳고 그름을 떠나 ‘불편함’, ‘나에게 닥칠지 모르는 막연한 불이익’ 등에 있을지 모른다.

어찌됐든 공무원들은 민원을 해결해야 하고 예기치 못한 갈등에 얼굴까지 붉히기도 한다.

민원들이 각종 불편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행정 또는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통보로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 이 또한 개선돼야 할 것이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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