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삼나무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08.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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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는 1924년 일제가 제주에 들여왔다. 삼나무는 줄기가 곧고 성장속도가 빨랐다. 1970년대 제주 곳곳에 삼나무 인공림이 조성됐다. 대략 8700만 여 그루가 식재됐다.

감귤원 방풍림으로도 대거 식재된 삼나무는 제주에 널리고 깔렸다.

요즘 제주 삼나무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비자림로 확장 공사과정에서 수백 그루의 삼나무가 벌목되면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아름드리 삼나무들의 밑동이 뭉텅 잘린 화면을 접한 사람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삼나무들이 비자림로를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만든 주역이란 사실은 논쟁에 불을 댕겼다.

도정은 반대여론이 들끓자 공사를 중단했다.

그러자 성산읍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마을과 제주시를 잇는 최단거리 도로인 비자림로가 좁고 위험하다며 공사 재개를 요구했다.

환경 훼손에 대한 반대와 도로의 기능 개선을 위한 찬성이 충돌하고 있다.

삼나무로 촉발된 논란은 개발과 보전에 대한 대립으로 확산하고 있다.

공사 찬성 측은 삼나무가 꽃가루 알레르기를 다량 유발하고 목재로써 질이 낮고 외래종이란 점 등을 거론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반대 측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들어 동부지역 난개발을 초래할 신호탄이라고 우려한다.

논란의 중심에 제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삼나무 논란은 제주의 가치를 환기하고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해묵은 개발과 보전 논란, 그에 따른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상징적 사례로 만들 수 있다.

원희룡 지사는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중단시킨 후 “아름다운 생태도로로 만들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과연 어떤 대안이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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