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 '올해의 경찰 영웅' 선정
고(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 '올해의 경찰 영웅' 선정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8.27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4ㆍ3사건과 6ㆍ25 전쟁 당시 부당한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해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고(故) 문형순 전 제주 모슬포ㆍ성산포경찰서장(경감)이 2018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됐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3일 경찰영웅 선정위원회를 열어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추천한 인사에 대해 심사를 벌인 결과 문 전 서장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추모 흉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문 전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 출생으로 1919년 3ㆍ1운동 이후 만주로 망명해 만주 한인사회의 준자치정부인 국민부의 중앙 호위대장을 맡아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문 전 서장은 광복이후 1947년 7월 경찰로 제주에 부임해 제주경찰서 기동대장, 한림지서장과 모슬포경찰서장,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냈다.

1948년 12월 당시 모슬포경찰서장으로 재임하던 문 전 서장은 군경이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잭을 검거해 관련자 100여 명의 명단을 압수해 이들이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자수를 권유했다. 이에 조남수 목사와 김남원 민보단장 등 관련자들이 자수하자 이들을 전원 훈방했다.

1949년 11월 성산포경찰서장을 부임한 문 전 서장은 6ㆍ25전쟁이 발발한 이후인 1950년 8월 ‘예비검속자를 총살하라’는 계엄군 명령을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이라며 거부하고 221명을 풀어줬다. 당시 도내 읍면별로는 수백명씩 목숨을 잃었지만 문 전 서장의 활약으로 성산읍의 희생자는 6명에 불과했다.

문 전 서장은 경남도경 함안경찰서장을 지내고 1953년 9월 15일 퇴직한 후 다시 제주로 내려와 무근성에서 경찰에게 쌀을 나눠주던 쌀 배급소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당시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에서 매표원으로 일을 하다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후손 없이 생을 마감했다.

경찰청은 2017년부터 경찰정신에 귀감이 되는 전사ㆍ순직 경찰관을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있다. 경찰청은 9월 중 문 서장에 대한 흉상을 제작하고 10월 경찰추모주간에 제막식을 열기로 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