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
자연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8.2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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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

자연은 인간과 동·식물에게 삶의 터전이 되어 왔다. 수렵과 농경사회에서의 자연은 인간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기능을 해왔다. 산업화에 따른 기술의 발전은 자연 속의 각종 자원을 개발하고 고도화시키면서 인간 삶에 편리성을 가져왔다.

농업기술의 발전은 품종 개량 등을 통해 줄어든 농지에서도 풍성한 수확을 담보해 주었고, 삶의 터전이었던 땅들은 도시화의 물결에 휩쓸려 콘크리트 숲이 되어 갔다. 우리는 과도한 소비생활의 혜택을 누리는 데 도취되어 자연과의 관계를 점점 멀리해 왔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공존관계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콘크리트 숲이 폭염에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아스팔트 열기, 냉방용 실외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등은 도시의 기온을 상승시키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열섬현상(Heat Island)을 일으키는 등 폭염은 재난이 되고 있다.

폭염지수는 역대 기록들을 갱신하였고, 잠 못 이루게 하는 열대야도 장기화되고 있어 밤은 밤대로 낮은 낮대로 피로 누적에 따른 건강이 우려 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은 에어컨 과열에 따른 아파트 화재, 공장 화재, 차량 화재 등을 비롯하여 자연발화에 따른 화재까지 일으키면서 인간을 무력하게 하고 있다.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온도가 높은 지역을 아프리카에 빗댄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서프리카(서울+아프리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습도가 높으면서도 가마솥더위’, ‘찜통더위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을 낮추고 쾌적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 위한 대안으로 도시숲을 가꾸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도시숲은 주변 온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을 감축시키고, 공기정화와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기능까지 담당한다.

빈틈이 있다면 제주도민 모두가 나무를 심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덥다고 느낀다면 그저 하늘을 보고 한탄하지 말고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은 어떨까.

나무 한 그루는 연간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동시에 어른 7명이 필요한 연간 1.8t의 산소를 방출하는 산소 공장 역할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플라타너스 한 그루는 15평형 에어컨 8대를 5시간 가동하는 천연 에어컨 역할을 톡톡히 한다니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새삼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그동안 우리는 자연의 놀라운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연순환고리는 인간과 동식물까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의해 연결고리 하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순차적으로 모두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연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휴식을 주고, 삶을 되돌아볼 여유와 건강을 선물하는 공간으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우리 생활공간 가까이에 있는 도시숲은 인간과 자연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써 미래세대에까지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림헌장에는 숲은 생명이 숨 쉬는 삶의 터전이다/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기름진 흙은 숲에서 얻어지고/온 생명의 활력도 건강하고 다양하고/아름다운 숲에서 비롯된다/꿈과 미래가 있는 민족만이/숲을 지키고 가꾼다라고 되어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도시가 점점 뜨거워지는 등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꿈과 미래가 있는 민족으로서 함께 숲을 가꾸고, 아끼고 사랑하는 일에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문명 앞에는 숲이 있지만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는 말이 있다. 인류의 문명이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인류와 공존해온 숲은 산업화와 도시화에 밀려났고, 지구는 사막처럼 달궈지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을 위한 조화롭고 과학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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