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화재 초동진압 방해 엄벌해야
재래시장 화재 초동진압 방해 엄벌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8.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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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한 때 지역 서민들의 단골가계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제주도내 재래시장은 되레 타지방에서 온 관광객들이 더 많이 밀려든다. 재래시장은 그렇지만 늘 안전에 한계를 지닌 곳이다.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반면 화재 등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소방차량 진입을 위한 통로가 절대적으로 비좁다. 나아가 재래시장에서 영업 중인 점포들의 자체 초기 화재 진압능력은 취약하기 그지없다. 재래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한다. 때문에 재래시장은 늘 화재취약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최근 본지 기자가 도내 대표적 재래시장인 제주시 민속오일시장과 동문재래시장을 찾아 안전실태를 확인한 결과 곳곳에 초기 화재진압을 방해하는 현장이 목격됐다. 제주시오일장의 경우 점포 별로 소화기가 설치됐지만 상인이 붙여 놓은 안내문, 봉투 등이 걸려 사용을 방해하고 있었다. 동문시장에 마련된 소방펌프실, 소화전 역시 상인들이 쓰는 박스, 손수레 등에 가로막혀 있었다. 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화전의 위치를 찾기가 힘든 곳도 목격됐다. 적지 않은 점포들은 하나의 콘센트에 다양한 전기 제품을 연결 사용함으로써 합선의 우려를 낳았다.

제주시동문시장은 1967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됐다. 시장 내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화재 때 대형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소방당국이라고 모를 리 없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전기 제품 사용 자제를 독려하고 비상 때를 대비해 소화전 앞 적치물 치우도록 수시로 지도, 감독 하고 있다”는 원칙론을 되풀이 했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현대화 하는 등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대형할인매장등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혈세투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화재에 취약한 곳이 허다하다. 상인들이 안전의식을 내팽개친 결과다. 예산의 투입은 결과적으로 사회구성원 모두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지원인데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상인들을 이를 당연한 결과로 이해한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대하는 상인들의 안전의식은 미흡하다. 관의 개입은 한계가 따른다. 결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해당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의 의식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화마의 습격을 부르기 마련이다. 어느 한순간 들어 닥친 화마는 자신뿐만 아니라 선량한 시장 방문객까지 다치게 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지속적으로 초기 화재 진압 등을 방해하는 행위를 단속해야 한다. 우리 속담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대형화재 참사는 대부분 인재(人災)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초기 화재진압을 방해하는 행위를 용서해선 안 되는 이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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