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의 변화
혈압의 변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8.1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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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우리 병원에 내원한 환자에게는 진료 전에 매번 혈압을 재도록 한다. 5분 이상 안정을 취한 후, 바르게 앉은 자세에서 혈압계 커프 아래 쪽이 팔꿈치 접히는 부위에서 손가락 한 두 폭만큼 위쪽에 위치하도록 감고(=심장과 같은 높이) 간호사가 측정한다.

그런데 혈압을 확인한 환자 열에 한 둘은 “집에서는 이렇게 높지 않았어” 라고 의아해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병원에서 측정하면 긴장감으로 혈압이 평소보다 다소 높은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을 의사의 ‘하얀 가운’ 때문이라는 의미로 ‘백의 고혈압’이라고 부른다.  비교적 흔해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환자 중 20% 정도는 이 때문이란 자료도 있다.

집에서 측정한 값보다 병원 측정값이 높은 또다른 이유는 ‘혈압의 24시간 주기 리듬’ 때문이다.

혈압이 밤중에는 낮다가 아침에 상승해서 낮 동안은 높게 유지되는 사이클이다. 밤에는 누워 자고, 낮에는 일어서서 활동하는 패턴에 적응하여 맞춰진 생체 리듬인 듯하다. 기상 후 혈압이 상승하여 대략 3시간이 지난 오전 10시쯤에 가장 높고, 이후 완만하게 오르내리다가 저녁 6시 무렵부터 내려간다.

이런 이유로, 잠을 깬 후 1시간 이내에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하도록 권고되는 ‘가정혈압’은 병원에 내원하여 (낮에) 잰 수치보다 보다 5∼10 mmHg 정도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가정혈압을 이용한 고혈압 진단기준은 ‘135/85 mmHg’로 낮춰진다.

건강한 성인에서 밤과 낮 사이의 수축기 혈압 차이는 20∼25 mmHg정도이다. 이렇게 밤에 혈압이10% 이상 떨어지면 ‘야간혈압강하자(dipper)’라고 한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의 일부는 수면 중 충분히 혈압이 감소하지 않는데, 이런 경우 ‘비-야간혈압강하자(non-dipper)’로 분류한다. 비-야간혈압강하자에서는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3 배 가까이 더 높다고 한다.

그럼 언제 측정한 혈압 수치를 기준으로 약물치료를 결정해야 할까?

진료실에서 잰 혈압과 함께 4~7일 동안 가정혈압을 측정한 것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므로 고혈압 환자는 꼭 집에서 잰 혈압 수치와 시간을 기록하여 진료실로 가져가 의사에게 보여주기를 권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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