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넋을 기리고 영면하시길 비옵니다.”
제주예비검속섯알오름사건 희생자 제68주기 합동위령제가 17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586-1(백조일손묘역)에서 봉행했다.
백조일손유족회(회장 오용진)와 섯알오름사건행불유족회(회장 송태희)가 주관한 이번 위령제에는 허법률 서귀포시장직무대리(부시장)와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유족 등이 참여했다.
이날 초헌관에는 오용진 유족회장이, 아헌관에는 이도식 봉행위원이, 종헌관에는 강용석 임원이 맡아 제례를 진행했다.
양천익 유족회 전 회장은 초혼문 낭독에 나서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의 후원으로 단출한 제단을 마련해 한위 초혼하겠사오니 이 자리에 강림하시어 흠향 하시옵소서”라며 “임들이시여! 이제는 슬픔과 한을 거두시고 영면하시옵기를 비옵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헌화와 분향, 파제 및 음복 순으로 진행됐다.
허법률 서귀포시장직무대리는 “대한민국은 현재,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작지만 의미 깊은 한걸음, 한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라며 “오늘 이 자리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하며, 유족 여러분 간의 친목도모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사건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내무부 치안국의 지시에 따라 모슬포경찰서 관내(대정읍, 한경면 포함한 한림읍, 안덕면)에서 344명을 예비검속하고 계엄사령부에 송치된 252명을 같은 해 7월 16일과 8월 20일 법적 절차 없이 모슬포 주둔군에 의해 집단학살, 암매장한 사건이다. 1956년 5월 18일 132위의 시신을 수습(신원 확인 불가)했다.
1993년 8월 24일 백조일손영령위령비가 건립돼 제1회 위령제가 봉행됐으며, 2007년 11월 13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로부터 진상규명이 결정됐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