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영향으로 제주지역의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택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신도시는 학생수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원도심과 읍·면지역은 학생 수가 줄고 있어 자칫 학교를 통폐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생 수 감소 현상은 제주시 납읍·세화·한동을 비롯한 금악·종달초등교 등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지역 교육공동화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학년 당 기준 학생 수인 25~26명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학교 수가 10여 개교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납읍초의 경우 내년도 입학생 수는 12명에 불과하다. 불과 5년 사이에 입학생 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금악·한동·세화·종달초 등은 입학생 수가 10명 미만이다.
분교장의 경우 더 심각하다. 조천초 교래분교장은 입학생 수가 2명으로 줄어 학교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며, 한림초 비양분교장은 수년째 학생이 들어오지 않아 학교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이같이 읍·면지역 내 초등학교 입학생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추진돼 왔던 제주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 등 지역 간 교육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원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왜냐하면 제주지역의 경우 타 지방과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과대·과밀학급이 나타나는 등 지역 간 불균형이 매우 극심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책과 과밀학급으로 인한 문제 등 ‘투 트랙(two-track)’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학령인구 감소는 학교별 교육과정의 내용과 방법, 교육재정 운용, 교사 수급, 교육 여건 등의 불평등을 일으킴으로써 학업 성취 결과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교육이 지역의 인적자본을 축적하는 기능을 발휘해 지역과 국가 발전을 견인한다는 측면에서 원도심과 새로 발전하는 신도시 간 교육 불균형 해소는 제주도 도시성장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다.
어느 도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도시 성장정책은 인구 증가에 수반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저출산 시대에서 인구 규모와 인구 구조에 대비하는 정책 개발에 좀 더 비중을 두어 불확실한 미래의 손실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 지방 교육재정의 건전화도 유지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 인력 수급에서도 물리적으로 교사 임용 규모를 조정하기보다는 교사가 학생들을 길러내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작은 학교 살리기와 우수한 교사 양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우리나라 저출산 기조에서 피할 수 없는 현안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를 학교의 위기가 아닌 교육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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