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을 씻고 참된 나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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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8.08.16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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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특집-서티벳 대탐사 3.카일라스(1)
형형색색의 타르초 너머로 아시아에서 가장 신성스러운 산으로 추앙받는 ‘카일라스’ 정상이 보인다. 우리에게는 ‘수미산(須彌山)’이란 이름으로 친숙하다. 티벳 사람들은 이 산을 ‘강린포체’라 부르는데 ‘소중한 눈의 보석’이란 뜻이다.
형형색색의 타르초 너머로 아시아에서 가장 신성스러운 산으로 추앙받는 ‘카일라스’ 정상이 보인다. 우리에게는 ‘수미산(須彌山)’이란 이름으로 친숙하다. 티벳 사람들은 이 산을 ‘강린포체’라 부르는데 ‘소중한 눈의 보석’이란 뜻이다.

우주의 근원 카일라스’, 우리에게는 수미산(須彌山)’이란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힌두교와 자이나교, 불교 신도들은 이 산을 우주의 중심으로 여기며 가장 성스러운 산으로 추앙하고 있다.

티벳 전통 불교에서는 창시자가 하늘에서 하강한 곳으로 믿고 있으며, 힌두교에서는 이 산을 시바신의 상징인 링가로 여기고, 자이나교는 창시자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라고 믿어 매년 수만명의 순례자가 찾아와 영적인 힘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이 성스러운 땅을 걷기 위해 얼마나 오랜 세월, 또 얼마나 멀고 먼 길을 돌고 돌아 왔던가. 끝없는 윤회의 고리를 벗어나고 전생의 죄업이 소멸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일라스 초입에 들어섰다.

순례길 곳곳에 놓여 있는 진언을 새긴 마니석들.
순례길 곳곳에 놓여 있는 진언을 새긴 마니석들.

수많은 타르초 깃발을 보는 이 순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과 남은 삶에 대한 해답을 카일라스 순례를 통해 얻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순례자와 함께 길을 나섰다.

거대한 협곡 사이로 길게 뻗은 순례길을 따라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 불자들이 손에 108염주를 돌리며 옴마니 반메홈~ 옴마니 반메홈진언을 외며 걷고 있다.

한참을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서북쪽 카일라스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을 가렸던 구름이 벗겨지는 순간마다 순례자들은 환호를 지른다.

카일라스 정상은 눈을 맞은 모자처럼 생겼다. 티벳 사람들은 이 산을 소중한 눈의 보석이란 뜻을 지닌 강린포체라 부르며 아시아에서 가장 신성스러운 산으로 추앙한다.

카일라스를 찾는 순례자들은 이 산을 순례하면 평생의 업보가 지워진다고 믿는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순례자들이 산을 돌고 있다.
카일라스를 찾는 순례자들은 이 산을 순례하면 평생의 업보가 지워진다고 믿는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순례자들이 산을 돌고 있다.

해마다 4월부터 10월까지 카일라스 둘레길을 도는 순례자들은 34일 동안 이 산을 한번 순례하면 평생의 업보가 지워진다고 믿는다. 열 번의 순례는 한 시대의 업보를 사()하고, 성스런 숫자인 108회의 순례는 열반의 세계로 인도해 줄 것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나는 평생의 업보를 지우기 위해 이 성스러운 산을 찾은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TV 프로그램에서 봤던 카일라스는 내게 깊은 영감을 줬고, 운명처럼 이곳을 향하게 된 것이다.

‘천국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라고 불리는 카일라스 정상 암벽.
‘천국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라고 불리는 카일라스 정상 암벽.

이 성스러운 산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매 순간을 카메라 앵글에 담고 있다. 숨이 차 잠시 쉬고 있는데 가까운 거리에 토끼를 닮은 동물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타르박이란 야생동물이란다. 얼른 카메라에 망원렌즈를 끼우고 조심조심 다가가 보니 흙 구덩이를 파고 앉아 부지런히 풀을 뜯고 있다.

이 척박한 곳에서 야생화와 새, 그리고 낯선 동물까지 보면서 걷다 보니 첫날 목적지인 디라북 사원 앞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이곳이 카일라스 정상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자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란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기자>

강민성 기자  kangm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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