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시원한 공간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난 데다 열대야를 피해 ‘밤마실’에 나서는 이들도 늘면서 영화관, 카페 등 실내 피서지로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쯤 찾은 제주시내 한 영화관에는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기 위해 찾은 도민들로 북적였다.
매표소와 매점 앞에는 줄이 늘어섰고 곳곳에 놓인 테이블도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꽉 차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 한모씨(46)는 “매일같이 찜통더위가 계속되니까 집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고 있기도 부담되고 답답해 아이들과 나들이도 할 겸 시원한 영화관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시스템에 따르면 폭염특보가 지속된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35일간 제주지역 영화 관객 수는 총 34만5534명으로, 하루 평균 9800여 명의 관람객이 영화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5500여 명의 관객 수와 비교하면 76% 급증한 수치다.
도내 한 영화관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폭염이 시작되면서 관람객이 급증했다”며 “특히 요즘엔 오후 피크 시간대뿐만 아니라 이른 아침부터 늦은 심야 시간대까지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0시쯤 찾은 제주시내 한 카페도 손님들로 가득차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친구나 연인 등과 함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홀로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영화를 보거나 독서를 하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카페를 찾은 도민 홍모씨(32)는 “온종일 더위에 지쳤는데 밤에도 너무 더우니까 집에 가만 있기가 힘들다”며 “그렇다고 밖으로 나갈 엄두는 안 나 요즘엔 거의 매일 시원한 카페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 관계자는 “평상시 오후 시간대에도 사람이 많은데 날씨가 더워지면서 손님이 더 늘었고 평소보다 오래 머무르다 가시는 것 같다”며 “요즘엔 밤·새벽 시간대까지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