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후 중소기업 3년 근무하면…
고졸 후 중소기업 3년 근무하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8.13 1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영준 제주국제협의회 고문·수필가·시인·​논설위원

지하철 입구에 메트로 신문이 놓여 있었다. 무료 일간지다. 읽을 거리가 많다.

큰 제목에 내 눈이 멈췄다. 고졸 후 중기(中企) 3년 근무하면 대학 등록금무상 지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소기업에 3년 이상 일하다 대학에 들어가면 대학 등록금 전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고교 졸업 후 무조건 대학에 입학하기보다는 기업에 취업한 뒤 필요에 따라 교육을 받는 선 취업 후 학습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지난 6월 말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를 보자. 전체 실업자 수는 11210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교 졸업자수는 455100(40.6%), 4년제 졸업자는 402000(35.8%), 전문대 졸업자는 145700(13.0%)이었다. 통계에서 전문대 졸업자 중 실업자는 일반대보다 22.8%나 낮았다. 여기서 전문대 취업률은 일반대(64.3%)보다 높은 70.6%를 기록하였다.

국내 중소기업 전체 취업자 중 67%가 전문대 출신이다. 이들은 고용, 사회 안전망에 공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 배경에는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시책이 있다. 중화학업종으로 기계, 전자, 금속, 선박, 화학 등 부문에서 절대적으로 필요불가결한 요건이 기술인력인의 양성이었다.

대학에서는 기술자를, 공고에서는 기능사를 양성했다. 공고의 운영체제는 기계공고, 특성화공고, 시범공고를 선정했다. 그 지역의 전문대학, 대학교와 연계할 수있도록 지정했다.

당시 서울의 성동기계공고, 구미전자공고는 이러한 시책을 현장에서 응용하기 위해 설립됐다. 재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 기숙사 제공, 대학이나 기업체 현장연수 등을 배려했다. 졸업 후에는 군 하사관으로 발탁 등 특전도 부여됐다. 말하자면 공부하며 일하는파격적인 교육 개혁이었다.

당시 필자는 이러한 시책을 구현하는 실무자로 참여했다. 구미(전자), 온산(비철금속), 포항(철강), 거제(조선), 창원(기계), 여천(화학), 충남대덕( 연구인력)을 수시 출장하면서 자체 전문 연구소별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그들은 기능공이 시급함을 호소했다.

종친회, 도민회, 향우회, 국제협의회 등 친목모임에서 중소기업 사장들을 자주 만난다. “아이구, 외국인 근로자들은 어디서 돈을 조금 더 준다하면 가버립니다.” 늘 듣는 얘기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제안한다. 회사에 좀 변화가 있어야 한다. 공고나 일반 고교 졸업자들과 입사 면접 때 의견을 나눠보라. 계절제 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하여 계속 공부하도록 한다. 지역의 전문대학과 협약하여 2부 수업(야간제)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한다. 등록금은 회사 50%, 근로자 50% 정도 부담 조건이다. 그래서 4년제 2학년을 수료할 때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거기에 상응한 승급과 함께 보직에도 배려한다.

이들에게서 애사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체의 안정적인 인력 관리를 기할 수 있다.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특허 인정 등 대기업에 납품은 물론 나아가 직접 해외시장의 다변화 개척을 시도한다.

외교 단절에도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버티고 있다. 왜 독일, 일본, 대만은 중소기업 강국인가?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고졸 후 중소기업 근무 3대학등록금 지원정책에 찬성하면서도 필자가 앞에서 제안한 것은 중소기업 사장이 결심만 하면 실현할 수있는 일이다. 기업경영에 용단과 모험을 기대한다.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확정됐다.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니 인력,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모르겠다. 친목모임에서 사장들의 심정을 듣고 싶다.

경기도 안산, 화성시 등 수도권에서 중소공장을 운영하면서 도민회 발전과 향토 사랑에 기여하는 제주인들의 분투를 성원한다.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 한국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