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폐작 위기...언제까지 '하늘 탓'만...
콩 폐작 위기...언제까지 '하늘 탓'만...
  • 김현종‧현대성 기자
  • 승인 2018.08.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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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가뭄 장기화로 농작물 피해 가속화]
구좌.성산 등서 말라 죽어...당근도 '물의 전쟁' 되풀이
관수시설 집중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 필요성 목소리
농민 양영환씨가 물 부족으로 생육 불량 상태를 보이는 콩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농민 양영환씨가 물 부족으로 생육 불량 상태를 보이는 콩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제주지역 폭염 장기화로 농작물 피해가 가속화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콩과 당근 등은 가뭄 때마다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어 ‘물의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관수시설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와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한 달째 폭염‧가뭄이 지속되면서 구좌읍과 성산읍, 표선면, 안덕면 등이 주산지인 콩의 급격한 마름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한창 생육단계에 있는 콩이 땅속 암반지대 등으로 토심이 얕은 경작지에서 말라죽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올해 콩 농사가 사실상 폐작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구좌읍 등에서 많이 생산되는 당근은 파종 후 발아를 놓고 농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파종 한계시점인 오는 20일을 앞두고 농가의 85% 정도는 씨앗을 뿌린 상태다.

당근은 파종 후 수분이 공급되면 발아하는데 관수시설이 없는 경우 문제가 크다. 새싹이 돋아나도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생육 불량으로 농사를 망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당근 농가들은 하늘만 쳐다보며 급수 여부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수시설이 부족한 동부지역에서는 가뭄 피해가 악순환하고 있다. 1994년과 2013년 2016년 등 가뭄 때마다 당근과 콩을 중심으로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뭄 상습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적기에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농업용수 개발을 확대하고 저수조 및 관로 설치 등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가뭄 피해 농가들이 대체작물을 심을 경우 제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농가들이 대부분 가격과 보전금 등을 고려해 대체작물로 월동무를 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월동무의 과잉 생산과 가격 폭락으로 또 다른 농가 피해로 번질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가뭄 피해는 안정적인 물 공급 여부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관수시설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콩이나 당근 등의 가뭄 피해로 농가들이 대체작물을 심을 경우 월동무로 쏠리지 않도록 다른 작물 재배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이 2024년 완료되면 가뭄 피해 해소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현종‧현대성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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