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매력 훼손" vs "생활 직결 숙원"
[종합] "제주 매력 훼손" vs "생활 직결 숙원"
  • 김현종‧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8.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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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확.포장 중단 놓고 폐기-재개 입장 엇갈려...道 삼나무 벌채 대안 마련 추진 주목

‘아름다운 도로’ 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가 중단돼 삼나무 벌채 최소화 등을 위한 대안 마련이 추진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비자림로 확‧포장을 놓고 시민단체 등은 제주의 매력인 자연경관 훼손을 막기 위해 전면 폐기를 요구하는 반면 서귀포시 성산‧구좌 주민들은 숙원인 교통불편‧사고위험 해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사라고 맞서면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0일 비자림로 공사를 중지하고 대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이날 도청 기자실을 찾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삼나무 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부지사는 “도민과 도의회,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 최종 계획안을 도민에게 발표하고 이해를 구하겠다”며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비자림로 일부 구간 삼나무 벌채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제주의 매력 훼손…전면 폐기해야

곶자왈사람들과 정의당 및 노동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은 지난 10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로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인 자연경관이 파괴되면서 도정이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며 “공사를 전면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문제들에 대해 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이 가시화되면 송당~수산 도로를 확·포장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동부지역 녹지와 산림이 얼마나 파괴될지 설명해야 한다”며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빼어난 자연 경관이란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민 생활과 직결…공사 재개해야

성산읍이장협의회를 비롯한 10곳 자생단체는 지난 10일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중단과 관련, “자연환경 보존을 빌미로 주민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라며 “공사가 시급히 재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비자림로는 동부지역(성산‧구좌‧우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각종 농수산물 수송에 활용되는 도로”라며 “하지만 좁고 위협적인 추월구간이 많아 지역 주민들의 생명권 보장을 위해 확‧포장은 반드시 필요한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삼나무 벌채와 관련, “극히 일부다. 도로 확‧포장 후에도 기존 삼나무 숲이 유지된다”며 “대체 수종 식재나 조경을 통한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는 대천 교차로~금백조로 입구 2.9㎞ 구간을 현재 2차로에서 4차로로 넓히고 있다.

2013년부터 도로정비 기본계획 반영,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문화재 지표조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지난 6월 착공했다.

삼나무는 800m 구간에서 총 2160그루가 벌채될 예정이다. 지난 2일부터 삼나무 벌채가 시작된 후 7일까지 500m 구간에 걸쳐 915그루가 잘린 상태다.

김현종‧정용기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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