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코스메틱밸리 어떠세요?
제주형 코스메틱밸리 어떠세요?
  • 제주일보
  • 승인 20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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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구 제주대 화학·코스메틱학과 교수·논설위원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60정도를 가다보면 샤르트르(Chartres)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 농촌마을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샤르트르 대성당이 있어 중세부터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샤르트르시는 또 한 가지 자랑거리가 있다. 그것은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겔랑(Guerlain)의 조향사 쟝-폴 겔랑(Jean-Paul Guerlain)의 제안으로 1994년에 추진된 라 코스메틱밸리(La Cosmetic Valley)’. 샤르트르 코스메틱밸리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단지인 실리콘밸리란 명칭에 화장품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코스메틱을 사용해 붙여진 명칭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해 겔랑, 랭카스터, 파코라반, 입셍로랑 등 이름만 들어도 곧 알 수 있는 세계적 화장품 관련 기업이 300여 개나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쯤에서 우리는 프랑스의 작은 농촌도시인 샤르트르시가 어떻게 세계적인 화장품산업의 중심지로 떠올랐을까?’라는 호기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 화장품산업은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에는 제주도 내부에서 조차도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044개사에 불과하던 제주도 화장품 기업은 올해 현재 150개사에 이르는 등 15년간 35배 이상의 성장지표를 보란 듯이 보여줬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 했던가? 불가능해 보이던 제주의 화장품산업은 그야말로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는 노적성해(露積成海)처럼 기록적인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이런 성과는 경기도 인천과 오산, 경북 대구, 전북 남원, 충북 오송 등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화장품산업을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계기가 됐고, 2017년 한 해에만 부산, 경산, 대전 등 5개의 지자체에서 화장품·뷰티산업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심지어 후발 지자체들의 막대한 예산 투입과 제주도 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프라 수준 등은 오히려 우리 화장품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화장품산업 육성에 대한 지자체 간의 과도한 경쟁은 제주 화장품산업의 제2도약을 위한 새로운 준비를 요구하고 있으며 필자는 그 시작점으로서 프랑스 샤르트르 모델의 제주형 코스메틱밸리(Cosmetic Valley) 조성이 아닐까?’ 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한편 올해 제주형 코스메틱밸리 조성을 위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다름이 아니라 제주 화장품산업 육성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인 국가화장품연구센터가 제주테크노파크에 의해 유치됐다는 것이다. , 제주에도 프랑스 코스메틱밸리와 같은 화장품 클러스터 추진을 위한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제주테크노파크의 제주 청정자원 화장품원료 산업화 지원센터유치는 국비와 지방비 예산 200억원이 투자되고 첨단과학단지 내 2645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며 2022년까지 국내 우수 중견기업 유치와 제주 화장품원료 인증사업 및 제주 최초의 화장품분석 인증센터가 운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인근 제주 산학융합원 및 거점대학과 더불어 산학연 협업시스템이 구축돼 명실상부한 제주 화장품산업의 제2도약을 위한 제주형 코스메틱밸리 사업의 첫걸음을 내딛는 역사적인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제주형 코스메틱밸리의 장점은 단순한 제조업 하나가 육성되는 것이 아니다. 제주는 국내 다른 지자체처럼 제조업 중심의 생산단지를 조성하는 게 아니라 관광산업과 1차산업이 연계된 화장품 원료기반의 6차 산업형 혁신모델 클러스터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인근 150개 화장품업체들과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제주산학융합원과 제주테크노파크 및 거점대학이 있는 것도 큰 장점이자 차별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듯이 제주형 코스메틱밸리 성공과 제주 화장품산업의 제2도약을 위해 지자체, 도의회, 기업, 대학 등 우리 모두에게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지혜를 당부하고 싶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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