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수출기업들의 저력을 기대해보며
제주도 수출기업들의 저력을 기대해보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8.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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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장

올해 6월까지 제주도 수출은 8921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수치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에는 지난해 실적 15536만달러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제주도 수출은 상저하고경향을 보여왔던 만큼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전자전기제품이 5080만달러로 전체의 56%가 넘는 반면 제주특산품 등 농수축산물은 2837만달러로 31%에 그치고 있다.

증가율 또한 전자전기가 62% 증가했으나 농수축산물은 1% 정도다. 지난해보다 공산품 비중은 커지고 농수축산물은 작아졌다.

품목별로 보면 6월까지 100만달러 이상 수출된 품목은 9개다. 이 중 모노리식 집적회로 한 품목이 전체 실적의 50%가 넘는 4728만달러이다.

전통 수출주도 품목이었던 넙치류는 1030만달러로 비중이 10%대로 떨어졌다. 1000만달러 수출품목이 2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품목들은 100~300만달러대다.

메모리 반도체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모노리식 집적회로는 수출 3위 품목이기도 하다.

제주도 수출 증가를 마냥 반갑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이전기업 제품이고 생산을 도내에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제품을 반드시 도내에서 생산해야 할 이유는 없다. 제품 개발은 본사가 하고 생산을 다른 제조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제주 화장품 기업들도 비슷한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제주도 특산품이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하고 감소하는 대목에 있다. 농수축산물은 20128312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하여 지난해에는 10년 전 수준인 6155만달러로 줄었다. 1차적으로 수출자원의 한계에 직면한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농수산물 수출기업들은 매년 인력난으로 많은 고충을 겪어 왔다. 제품을 생산하고 싶어도 사람이 부족해 전전긍긍이다.

어떻게 해서 외국인이라도 고용하여 상품을 만들고 나니 최저임금 인상이 가로막고 있다. 수출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어렵게 뚫은 해외에서 가격경쟁력이 뒤처질 상황이다. 이래저래 하반기 농수산물 수출은 설상가상이다.

지난해까지 최근 몇 년 동안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수출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수출기업들은 많은 장애를 극복해왔다.

그러나 올해 세계경제는 크게 좋아졌으나 우리나라 수출은 예상치 못한 국내 여건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그렇다고 내수가 좋은 것도 아니다.

제주 여건도 다르지 않다. 그동안 제주도 경제를 지탱해왔던 건설업, 농수축산업 및 관광산업이 올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다. 기업은 내수와 수출을 적절히 조합하여 침체를 벗어나는 측면을 갖고 있는데 올해는 이것마저 여의치 않다.

무역협회 제주지부는 지난해부터 농수산물의 한정된 수출 여건을 감안하여 올 한 해 농수산물 수출 지속은 물론 새로운 수출 먹거리 발굴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하나는 넙치류를 비롯한 소라, 전복, 북조기, 감귤농축액, 백합, 양배추, 초콜릿, 화장품 및 IT 분야의 수출기업으로 구성된 제주수출기업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수출 지속이다.

다른 하나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도의 관광·자연·문화와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관광디지털 콘텐츠의 해외마케팅이다.

올 가을 무역협회 본부는 10여 년간 축적해 온 해외바이어를 초청해 서울에서 수출상담회를 개최한다. 제주지부는 이들 유수의 바이어들을 제주도에도 초청한다. 그동안 무역협회 제주지부가 초청한 바이어들의 수준을 경험한 제주 수출기업들은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다만 이번 수출상담회는 그간의 상담회 완결판인만큼 제주 수출기업들도 이제는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할 능력을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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