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는 즐거움
씹는 즐거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8.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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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한의사

인간에게 식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고 좋은 사람과 끼니를 때우며 유대관계를 맺는 개념은 진화적으로 중요한 행위로써 우리 몸에 각인되어 있다.

씹는 즐거움이란 말이 있듯이 씹는 행위 자체가 뇌로 가는 혈류량을 높이기도 하지만 기분을 향상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여 실제 기분이 좋아진다. 소화를 하기에 앞서 입안에 들어온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일을 인체에서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는 저작근이 담당하는 것도 눈여겨볼 일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무심코 행했던 씹는 행위가 방해받는다면 어떨까?

성인 다섯명 중 한명은 6개월 내에 턱관절에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 2~30대의 젊은 여성층에서 턱관절의 기능장애는 흔히 발생한다. 가벼운 근육통인 경우 며칠간의 안정을 취하면 사라지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흔히 발생하는 턱관절 장애는 턱을 벌리고 닫을 때의 통증과 소리 그리고 턱이 잘 벌어지지 않는 것이다. 딸깍거리는 소리는 관절 내 디스크가 전방으로 빠져나온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혈액공급이 원활치 못하고 주변 조직이 탄성을 잃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디스크의 전방이동이 과도해지면 턱관절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 큰 불편을 겪게 된다.

과거에는 치아의 교합상태가 턱관절 장애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었는데 상관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턱관절 환자를 살펴보면 치아의 결손이나 마모, 등이 굽고 목을 앞으로 뺀 자세, 과도한 스트레스, 외부로부터 충격, 입을 오래 벌리고 있는 상황,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거나 이를 악무는 등의 좋지 않은 습관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안정된 상태에서 혀를 살짝 치아에 댔을 때 위아래 치아들이 살짝 떨어진 상태로 있어야 하며 치열이 비교적 올바른데 윗니와 아랫니의 중심선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턱관절에 조금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처음 통증이 나타났을 때는 턱관절 주변 근육을 마사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소염치료와 간단한 교정, 물리치료만으로 없어지는 편이지만 시기를 놓쳐 만성통증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치료시간이 길어지고 환자 역시 불편감과 완치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 턱관절의 이상은 턱관절 통증 뿐만 아니라 두통, 경추통, 안면부 통증, 이명 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턱관절 이상이 전신의 불균형을 일으킨다는 시각도 있다.

턱관절 기능장애의 치료목표는 주변 조직들을 이완시켜 턱관절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고 적절한 긴장도를 유지하는데 있다.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명확하게 정해진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다양한 술기와 치료법들이 있으며 이러한 보존적 치료들이 증상 경감에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통증감소와 식생활에 불편감이 없을 정도의 개구범위 확보에 주안점을 두어 치료한다. 후에는 교합장치 사용으로 불필요한 근긴장을 떨어뜨리면서 관절 및 디스크가 이전과 같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한다. 또한 환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두경부를 비롯한 전신의 올바른 자세, 악습관 개선으로 턱관절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관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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