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cool)한 도시’
‘쿨(cool)한 도시’
  • 제주일보
  • 승인 2018.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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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프랑스 등 유럽의 몇몇 나라를 다녀왔다. 여행 일정 중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 도시의 시가지들을 둘러보았다. 푹푹 찌는 더위는 우리나라와 매한가지였다. 냉방 버스에서 내리지 않으려는 일행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우리와 다른 것은 도시의 거리마다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울창하게 조성된 가로수 그늘막이었다.

그 뿐만 아니다. 건물의 옥상에도 나무를 심어 푸르름이 참 싱그러운데, ()에는 여러가지 형형색색의 덩굴식물 꽃나무를 가꾸어 그린 커튼이란 걸 만들어 놓았다. 이 그린 커튼이 여름철 실내온도를 3~4도 가량 낮춰주어 에어컨이 필요없다고 한다. 도심을 흐르는 강은 도시의 숨통을 터주는 바람길이었다. 가로수와 그린 커튼엔 잔잔한 바람이 머문다.

이런 도시의 의류매장에서는 온도측정센서를 달아놓고 세계적으로 차광기술을 자랑하는 기능성 의류들을 관광객들에게 내놓는다. 이른바 (cool)도시’, ‘쿨 마켓팅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자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날씨만큼 잘 상기시켜 주는 것도 없다.

기상학자들의 연구 결과로는 태양열이 30% 증가하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소멸되고 13% 감소하면 얼음이 1.6이상의 두께로 지구를 덮어버릴 것이라고 한다.

근래 들어 잦은 기상이변을 경험하면서 인간 능력의 한계를 절실히 체험하게 된다. 올 여름은 더욱 그런 것 같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 현상으로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열대야는 기상용어로 최저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인 밤을 일컫는다. 한낮의 태양열에 달궈진 도시의 지표면이 밤에도 계속 복사열을 뿜어내고 바람마저 약해 열기가 고여 있는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동차와 에어컨 등에서 배출되는 인공열과 대기오염물질이 기온상승을 부추겨 고온의 공기덩어리가 도시를 섬모양으로 덮는 열섬 현상이다.

제주시 도심은 서유럽처럼 강이 도심을 흐르지 않는데다가 대형 빌딩과 콘크리트 숲, 아스팔트 포장으로 대지의 숨통이 끊겨있다. 도시온도를 낮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녹지를 확보하고 가로수를 심는 것은 물론이고, 도심 건물의 옥상과 벽에 녹화를 추진해 보았으면 한다. 옥상녹화는 무엇보다 열섬 현상을 완화한다.

또 공기정화, 단열효과, 소음방지 등 다양한 환경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도시녹화에 따른 기온감소효과를 분석한 조기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녹지의 온도는 주변지역보다 표면온도가 약 3도 낮게 나타날 뿐 아니라 녹지의 쿨링효과는 녹지에서 최대 120m 떨어진 지점까지 유지된다면서 도심녹지 확보와 옥상녹화를 권유했다.

조 교수는 도심 내 건물 옥상의 50%를 녹화할 경우 여름철 온도를 2~3도 낮출 수 있다는 캐나다 토론토를 대상으로 한 연구 보고도 있다고 했다.

도시숲은 여름철 한낮 온도를 크게 낮춘다고 한다. 숲은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공기도 정화하고 온도도 낮추는 이중효과가 있는 셈이다.

제주는 4면의 바다와 산이 있는 도시다. 이론적으로는 열섬 현상이 심할 이유가 절대 없는 도시다. 그럼에도 열섬 도시가 된 것은 산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도심으로 통하는 바람길을 막아버린 도시계획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주시를 관통하는 병문천을 비롯한 크고 작은 많은 하천들을 복개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어버린 탓이다.

하천은 물길이기도 하지만 바람길이다.

이 바람길을 다시 복원할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도시온도 낮추기사업에 나서야 한다.

우선 콘크리트 열판이 된 건물 옥상과 벽에 옥상 정원과 그린 커튼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도시 온도도 낮추고 관광도시의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조례를 제정해 이 같은 사업을 제도화 지원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도 한번 쿨한 도시’, ‘쿨한 시민이 되어보면 어떤가.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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