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쵸 호수
※지난해 7월부터 본지 ‘오지 기행’을 연재하고 있는 서재철 객원 대기자가 최근 서티벳 오지를 다녀왔다. 아직까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신비스런 서티벳 주요 지역의 풍광을 소개하는 대탐사 화보를 여름 특집으로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의 거대 산맥으로 에워싸인 티벳은 1950년대 이전까지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국가였다.
지금은 중국의 자치구로 정식 행정 지명은 ‘시짱 자치구(西藏自治區)’다. 동쪽으로는 쓰촨성(四川省), 남쪽으로는 윈난성(雲南省), 북쪽으로는 칭하이성(靑海省), 북서쪽으로는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彊維吾爾自治區), 서쪽으로는 분쟁 중인 잠무카슈미르, 남쪽으로는 인도·네팔·부탄·미얀마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티벳의 수도인 라싸에서 본 한 그림에는 티벳의 지형이 마치 사람이 드러누운 형상으로 표현됐고, 주요 부분에 큰 사찰들이 자리한다.
밤늦게 중국 베이징에서 칭짱 열차를 타고 꼬박 이틀을 달려 새벽 무렵 티벳고원을 달리고 있다. 열차가 티벳고원을 오르기 시작하자 열차 안에는 산소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산소가 희박한 지역이고 갈수록 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행 중 4명이 어제 밤부터 고산증세를 보여 두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칭짱 열차 노선 중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탕구라산 입구 역은 해발 5323m로 현지사람들 말고는 대부분 사람들이 고산증세로 고생이 시작되는 지점이란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면서 탕구라산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밤새 눈이 내렸는지 온 산이 하얗다. 그런데 열차 한 쪽은 하얗게 눈이 쌓였고 다른 한 쪽은 비가 내리고 있다. 참 희한한 모습에 고산증세에 시달리면서도 모두가 감탄한다.
최고 높은 지점에 있으면 내려오게 마련, 열차가 서서히 고도를 낮추자 창밖에 펼쳐진 티벳고원의 장관에 너나없이 정신을 잃고 있다.
어렵게 도착한 티벳의 수도인 라싸, 그동안 여러 TV채널을 통해 봤던 옛 라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상당히 발전해서인지 그 옛날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하기야 금방 도착해서 제대로 둘러본 것이 아니라 이런 말을 하는게 이른감이 있지만 그래도 달리는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도착 후 7일간 몇 곳을 트레킹하며 고소 적응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본격적인 서티벳 탐사를 시작, 그 첫 코스인 남쵸 호수를 향했다.
비가 내리고 달리는 차창 너머로 멀리 만년설이 쌓인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라싸에서 100㎞ 6시간을 달려 남쵸 호수 입구 언덕에 도착해 밑을 내려다 보니 호수는 거대한 분지모양으로 이뤄져 있다.
다시 1시간을 달려서야 호수 주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트레킹을 시작한다는데 나는 먼저 호수 중간에 있는 작은 산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해발 4918m로 조금만 급하게 걸어도 금방 헉헉거리고 머리가 어지럽다.
언덕 위에 올라서니 호수 주변으로 만년설이 쌓인 산들이 늘어서 있어 파란 호수와 함께 장관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파란 호수는 마치 제주에서 바다 멀리 섬들을 보는 것 같다.
남쵸 호수는 티벳의 성스러운 3대 호수 중 하나이고 소금 호수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동서로 70㎞, 남북으로 30㎞이고 전체 면적은 1920㎢, 최대 수심은 33m다.
티벳어로 ‘하늘 호수’라는 뜻이다. 산 위에 자그마한 사원이 있고 주변에는 마니석과 타르초가 성스럽게 보인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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