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재난 대응은 시간이 우선이다
폭염재난 대응은 시간이 우선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8.0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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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열대야와 폭염으로 냉방장치에 대한 전기료 부담이 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발 7~8월만이라도 전기료 누진제를 폐지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요금에 대한 특별 배려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하루속히 올여름 한시적인 요금 인하 등 실제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축산농가, 저소득층 등이 사용하는 전기요금의 누진제를 완화해 준다면 취약계층이 폭염을 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폭염은 전기료 폭탄이 무섭다고 에어컨을 틀지 않고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 들어 밤 사이 수은주가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발생한 기간이 도내에서 제주 15, 고산 14, 서귀포 13, 성산 9일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오후 6시부터 31일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도 제주 25.8, 서귀포 27.3, 고산 26.7, 성산 25.7도 등을 기록했다.

특히 제주시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12일 간 연속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지난 21일에서 22일로 넘어가는 밤사이에는 최저기온이 28.2도에 달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폭염과 열대야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7월보다 8월 전기료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요금은 2015년과 2016년에도 한시적으로 인하한 사례가 있다. 이번 폭염이 누구도 부인 못할 특별재난급인 만큼 정부가 우선 한시적으로라도 전기료를 인하하는 것은 꼭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

이참에 산업용과 달리 주택용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를 아예 없애자는 목소리도 높다. 2016년에 개편한 현행 누진제는 이전 6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요금 차이도 최대 11.7배에서 최대 3배로 완화했다. 산업부는 누진제를 손본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력 수급이나 전기요금 영향을 분석하기 어려워 당장 제도를 보완하거나 폐지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산업용과 일반용처럼 계절을 봄·가을, 여름, 겨울 등 3개로 구분하고, 시간대를 최대부하와 중간부하, 경부하 3개로 나눠 전기료를 차등 적용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2020년까지 실시간 전력량과 요금을 계측하는 스마트 계량기가 전국에 보급되고 나면 도입을 검토한다는 이 제도는 소비자가 전력 사용을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제도이긴 하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훗날 얘기보다 당장 올 여름 전기요금 인하 방법을 강구하길 바란다. 재난에 대응은 시간이 우선이다. 폭염에 전기료 폭탄까지 맞는 서민들의 이중고가 너무 심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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