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의약연구원 2년, 그 성장의 가능성
제주한의약연구원 2년, 그 성장의 가능성
  • 제주일보
  • 승인 2018.07.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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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제주한의약연구원 원장

설립 2주년을 맞는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전국에서 유일한 한의학 관련 지자체 출연기관이다.

한의학 관련 국책기관으로는 1994년 설립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경북 및 전남에 지자체 출연기관으로 시작해 2016년 국책기관으로 통합된 한약진흥재단이 있다. 이들 기관과 제주한의약연구원은 한의학이라는 공통점은 지녔으나, 국가적 목적과 지역 사회의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서로 다르다. 또한 도내에는 제주의 천연자원을 연구하는 유사 기관들이 있다. 제주한의약연구원과 이들 연구기관 사이에는 한의약이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식품보다는 기능성과 의료적 목적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제주의 자원 연구를 통해 한의약적인 성과를 도출함으로써 도민의 건강 증진과 소득 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조례와 정관에도 한의의료와 관련 한의약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지난 2년간 이런 목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을까. 우선 연구 소재 발굴에 있어 순수 연구만이 아닌 산업화 연계를 위해서는 한라산의 자생약재보다 재배와 대량생산이 가능한 한약재를 찾아야 했다.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독보적 자원이면서 뛰어난 의료적 효능을 지니는 측면 또한 중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한의약연구원이 선택한 한의약 자원은 귤껍질, 진피였다. 물론 제주의 식물자원들이 다수 검토됐으나, 제한된 연구 인력으로는 특정 소재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선택과 집중은 적지 않은 성과로 이어졌다.

우선 진피는 한의학적으로 운동 부족과 과식으로 정체된 기를 돌려주는 작용을 한다. 진피의 이런 효능은 현대의 대사증후군 및 비만 치료와 관련된다.

실제 그 효능에 맞춰 제주보건소와 공동으로 진피 활용 항비만 사업을 수행했다. 그 결과 짧은 기간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다소간의 체중 감량과 함께 유의한 고지혈증 수치가 개선됐고, 이의 SCIE 저널 게재(예정) 등을 통해 과학적 근거도 쌓아가고 있다. 일본인 대상으로 한 해외환자 유치 사업에서도 진피 활용은 의미 있었다. 진피로 만든 환은 좋은 반향을 일으키며 한의학이 단절된 일본에 의료관광 상품으로 개발의 여지를 남겼다. 진피는 시장 가치에 있어서도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찰 결과 중국 신후이 지역에서는 10t 감귤로 진피를 생산해 1조원 가까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었다. 이 신후이의 진피는 고급 약재로 거래되고 있다.

반면 국내 현황은 어떨까. 제주 진피는 한약재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약재에 속한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로서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생산되는 데서 기인한다. 또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생산시설도 도내에는 전무하다. 전국에 152군데 되는 우수한약재제조시설(GMP)이 제주에만 없는 것이다. 도내에서 비상품과 처리 과정에서 애물단지 취급 받는 껍질이지만 한의학에서 진피는 주요 약재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그 효능을 고려할 때 진피의 의료적 의미가 매우 크다. 더욱이 비만율 1위 제주에서 진피는 제주 건강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고급 진피의 생산을 위해 유기농 및 재래귤의 재배 확대가 이뤄진다면 큰 환경적, 산업적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도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인식하에 진피와 관련한 역사 연구 기사를 지면을 통해 연재하고 있다. 도민들 스스로 진피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생활화, 문화화했을 때 건강 증진만이 아니라 진피의 산업적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진피의 후속 연구와 함께 이후 복령, 석창포 등의 제주 특화 한약재로 확대해 비만, 아토피, 치매 등 제주형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관련 한의약산업의 발전 또한 가능하리라.

2년 전 제주의 한의약 발전을 위한 작은 씨앗이 심어졌다. 제주 바이오 산업의 토대 구축을 위해 나무를 가꾸는 농부의 안목과 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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