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갈라파고스’가 될건가
제주는 ‘갈라파고스’가 될건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7.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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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약 965㎞ 떨어진 태평양의 화산섬, 갈라파고스.

가장 큰 이사벨라섬이 제주도의 두 배이고 전체 19개 섬의 면적이 제주도의 네 배가 넘으니 그리 작은 군도(群島)는 아니다.

1535년 스페인이 처음 발견할 때 덩치 큰 바다거북과 땅거북이 많아 스페인어로 거북을 뜻하는 갈라파고스라 했다고 한다.

찰스 다윈이 이 섬을 찾은 것은 1835. 영국 군함 비글호와 함께 약 한 달간 머물면서 흉내지빠귀새라는 이곳 유일의 종()이 섬마다 잘 적응해 형태가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 이 섬이 진화를 설명하는 종의 기원과 진화론의 탄생지로 유명해진 유래다.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에는 아름다운 자연뿐만 아니라 고립’, ‘외톨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대표적인 것이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는 말이다. 너무 지역적으로 잘 적응한 결과 오히려 열린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할 때 이 말을 쓴다.

세계로 가자면 외국인과 외국자본에 대한 열린 사고는 필수적이다. 흔히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하지만, 경제에서는 너무 지역적으로 잘 적응하다보면 고립되고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느 지역이 발전하자면 투자매력도를 봐야 한다. 경제성장은 투자 없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자리와 신()성장동력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지금, 제주도의 투자매력도 개선은 핵심적 과제다.

지금 제주경제는 침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자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늘려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FDI 유치를 위해 노력을 하는 듯 하다. 하지만 말하는 것만큼 외국자본의 투자에 열려 있는가? 안타깝게도 이 같은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게 있으니 바로 집단민원이다.

투자를 유치할 때와는 달리 유치가 성사되고 나면 돈을 얼마나 벌어가는지 경계하고, 또 벌 듯하면 별의별 비난이 다 나온다.

20~30여 명이 도청에 가서 시위만 하면 국가시책도 지역정책도 올 스톱이 된다.

6·13 지방선거 후 전국의 지자체들의 공통된 과제는 어떻게 해서든지 국내·외 자본을 끌여들여 지역개발을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있다. 외국자본에 공정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키겠다는 열린 시각은 기본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외국 투자자들은 우리를 신뢰하지 않는다. 2015년 보건복지부가 허가해 개원을 앞둔 제주헬스케어타운 국제녹지병원에 대해 제주도가 개원을 막고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개원을 막는 이유가 아무리 상당하다고 할지라도 우리에게 엄청난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이 헬스케어타운에 113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이미 6000억원 이상 투자한 녹지그룹은 수천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제주도 투자유치 정책의 신인도가 떨어져 투자매력도가 추락한다는 점이다.

사실 제주도는 사람과 자본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국제자유도시의 꿈을 키워왔다. 그 꿈은 이제 상당히 퇴색됐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특별자치도는 엉뚱하게 특별규제도가 된 느낌이다.

세계는 이런 우리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외의 시선은 우리를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외국자본의 뒷다리나 잡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글로벌 무대에서 어떻게 비쳐지는지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제주헬스케어타운뿐만 아니다. 외국자본이 투자한 대형 사업들이 줄줄이 좌초하고 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국제 표준으로부터 고립돼 간다면 제주도가 태평양 한가운데 갈라파고스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노자(老子)의 무위(無爲)로부터 하이에크의 자유주의까지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상가들의 견해는 일치한다.

규제는 백성을 무능하게 하고, 결국은 가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도전과 창의를 옥죄고 있는 규제를 풀어 기업가 정신을 키우고, 창업과 투자에 물꼬를 터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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