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탈출하는 지혜를 찾아서
폭염을 탈출하는 지혜를 찾아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7.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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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고대해양탐험가/시인/하멜 리서치 코리아 대표

최근 불볕 폭염에 따른 각종 사고 소식이 연일 꼬리를 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여러 공공기관에서 내놓는 폭염 대비 국민 행동 요령들을 보게 된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가볍고 헐렁한 면 소재의 옷을 권장한다. 또 시원한 물로 얼굴과 뒷목 부분을 자주 적셔주고 직사광선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고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권하고 있다.

요즘 맹위를 떨치는 폭염이라는 말은 그 수위를 이미 넘어섰다. 옛 어른들은 요즘 같은 더위에 염소 뿔도 녹는다고 했다. 도심의 아스팔트는 이미 아이스크림처럼 녹는 현상을 떠올리게까지 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런 현상 때문에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최근에 부쩍 늘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휴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 행렬의 모습이 시원스럽다. 무더위에 따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깔들은 각양각색이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하얀 색깔 등 오색행렬로 넘쳐 난다.

이런 가운데 옛부터 우리 선조들은 하얀색을 선호했다. 그 시원스러움 때문이리라. 특히 하얀 모시 적삼은 여름나기에 가장 사랑을 받았다. 한여름 하얀 모시옷은 통풍이 잘 돼 그 시원함 때문이리라.

최근 들어 미국 뉴욕시는 건물 옥상을 흰 페인트로 단장해 건물 온도를 낮추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중해 연안에 유독 하얀 건물들은 이런 현상에서 얻어진 지혜라고 본다.

도시의 발열 현상을 낮춰주는 흰색은 쿨루프(Cool roof)’ 현상으로 그 인기를 끌고 있다. 흰색 페인트를 칠한 곳과 아닌 곳의 온도 차이는 무려 10도 이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 이다.

요즘 같은 폭염은 불쾌지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무기력 현상까지 낳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밤에 사람들은 불면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위를 날려 보내기 위해서는 낮에는 하얀 옷으로 단장해 체온을 1도라도 낮출수 있다면 오죽 좋으랴.

색을 다루는 화가들은 색으로 자신의 감정과 성향을 화풍으로 나타낸다.

미국 여성화가 조지아 오키프(1887~1986)99세까지 살면서 말년에 눈이 나빠져서 붓을 드는 대신 촉감에 의지하며 도자기 작업을 했다고 한다.

피카소(1881~1973)92세까지 작업을 하며 차별화된 색감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20세기 미술의 거장으로 기록되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산뜻한 색감의 선택은 매미 소리와 같은 시원함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색채를 통해 치유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빛의 반사라는 물리적 성질을 이용한 색채를 통한 피서법도 떠올리게 된다.

색감으로 짜증감을 날려 보내고 시원한 심리적 효과를 기대해보는 것도 한 가지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색은 크게 나눠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으로 나눠진다. 파란색은 하늘과 바다에서 보듯이 하얀색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처럼 색 한 가지를 가지고 시원한 느낌을 갖게 된다. 흰색은 언제나 평화롭고 편안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계절은 곧 색을 동반한다. 요즘처럼 맹위를 떨치는 폭염을 색으로 날려 보내자.

다산 정약용은 더위를 쫓는 방법을 자신의 시문에 남기고 있다. 그는 귀양가기 전에 죽란시사(竹欄詩社) 동인들과 여름날을 보내면서 18년의 귀양살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서 여름에 더위가 심하자 더위를 물리치는 소서팔사(消暑八事)’ 시를 남겼다.

소나무 밑에서 활쏘기’, ‘홰나무 아래서 그네뛰기’, ‘넓은 정자에서 투호하기’, ‘시원한 대자리 위에서 바둑 두기’, ‘연못가에서 연꽃 구경하기’, ‘숲의 매미 울음소리 듣기’, ‘비오는 날엔 시 짓기’, ‘달밤에는 냇가에서 발 담그기로 더위를 잊었다.

더운 날씨에 졸음이 오면 책을 읽으면서 더위를 쫓는 방법도 좋으리라.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조금만 참고 이겨내자. 달 밝은 밤에 물가에서 발을 씻고 등물을 퍼주던 옛 우물터 동무생각이 그립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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