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의원의 눈물
김경미 의원의 눈물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8.07.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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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면 혼자서는 도의회 문을 열고 들어올 수가 없어요. 의원실 문도 마찬가지고.”

지난주 열린 도의회 임시회 회의에서 좌남수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좌 의원은 출근길에 동료의원이 홀로 의원회관 입구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면서 시설개선을 주문했다.

제주도의회의 의원회관 입구는 여닫이 유리문이 달려있다. 자동문이 달린 본관과는 다르게 휠체어에 앉은 채 문을 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같이 장애가 불편이 되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이는 성별, 연령, 국적, 장애유무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시설을 이용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주도의회는 2014년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안을 의원발의해 가결시켰다. 그러나 4년이 흐르는 동안 도의회 스스로도 누구나 찾아오기 쉬운 곳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지 의문이다.

실제로 도의회는 지난달 휠체어를 이용하는 의원이 당선된 후에야 부랴부랴 환경 개선사업에 나섰다.

그 주인공인 김경미 의원은 지난 24일 본회의에서 눈물로 참담한 마음과 앞으로의 결심을 밝혔다. 5분 발언을 하는 그 순간에도 김 의원은 별도로 마련된 단상을 이용해야 했다.

왜 사회적 소수자들의 정치 입문을 넓혀나가야 하는지, 왜 비례대표 제도가 필요한지 백 마디의 말보다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좌 의원은 4선 의원이다. 그가 수없이 열었던 도의회의 문이 누군가에게는 벽과 같다는 사실을 김 의원이 없었다면 알 수 있었을까.

아직도 우리사회는 타인의 소외감과 불편함에 쉽게 눈을 감는다.

일례로 휠체어에 앉은 채 탈 수 있는 초저상버스 도입 필요성은 오랫동안 외면 받고 있다. 높은 방지턱과 도로 환경, 구입 및 운영에 따른 예산문제는 핑계가 아닐까. 진짜 장애물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되새겨볼 일이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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