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무속신앙과 제주한의약사…제주 최초의 의사 ‘삼승할망’
제주의 무속신앙과 제주한의약사…제주 최초의 의사 ‘삼승할망’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7.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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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의 첫 의사와 여의사(1)
와흘본향당굿(현명자 제공).
와흘본향당굿(현명자 제공).

 

 제주한의약의 연원은 제주의 무속신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고 하겠다. 제주의 무속신화는 제주의 무속신앙을 표현하는 것이거니와, 그 내용이 고대 이전 제주 사람의 일상적 삶과 우주관 및 생명관이 반영되어 형성·전승·변천돼 왔던 것이다. 여기서는 산육신(産育神)과 상당수의 치병신(治病神)도 나오고 있다. 또한 동서고금을 통틀어 고대사회 이전 샤먼(Shaman), 곧 무당, 제주어로는 심방이 의료적 행위를 맡았고, 이들을 무의(巫醫)로 간주했다.

신화가 현실적 삶이 반영된 내용으로 꾸며졌음은 문헌신화로도 정착한 삼성신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애초 삼성신화도 무속신화 가운데 하나였는데, 그것이 유일하게 문헌신화로 정착했던 것으로 본다. 이를 보자면, 세 왕녀가 오곡(五穀)의 씨 및 송아지와 망아지를 갖고 제주도에 들어왔다고 한다. 세 왕녀가 제주도에 들어옴은 농경문화의 유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고··부을나와 세 왕녀의 혼인은 수렵과 어로 및 열매따기를 통해 식량을 취득하던 제주의 토착집단이 농경문화를 수용하는 단계를 상징한다고 하겠다. 그 시기는 농경이 제주도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한 무문토기시대 이후인지라, 연대로는 기원전 500~100년 무렵 이후에 해당할 것이다.

통상 신화는 논리적,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신화학적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그 내용에는 신화가 형성될 당시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아울러, 생활상이 반영돼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의 무속신화에서도 고대사회 이전 제주 사람의 생활상과 아울러 우주관 및 생명관을 엿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제주의 무속신앙과 무속신화 가운데 한의약과의 관련성을 갖는 키워드를 찾아보자면, ‘삼승할망’, ‘일뤠당’, ‘서천꽃밭’, 심방을 들 수 있다.

삼승할망은 아기를 점지하며, 낳고 건강하게 기르는 일도 관장하는 산육신을 말한다. 제주 사람은 삼승할망이 아기의 잉태와 출산 및 무병성장(無病成長)을 맡아 주관한다고 믿었던 만큼, 지극정성으로 받들곤 했다. 더 나아가 삼승할망의 신탁(神託)에 따라 처신했다고 하겠다.

제주 도내왓당 무신도(巫神圖)의 천자위(天子位, 천자또마누라). 제주대학교 박물관 소장.
제주 도내왓당 무신도(巫神圖)의 천자위(天子位, 천자또마누라). 제주대학교 박물관 소장.

이로써 삼승할망은 신격의 존재이기는 하나, 제주 최초의 의사로 봐도 틀리지 않을 듯싶다. 이는 삼승할망이라 일컫는 심방의 존재를 통해서도 더욱 방증된다고 하겠다.

심방은 어원이 신의 아이에서 왔고, 그 뜻은 신의 심부름을 하는 아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들은 천계(天界)의 영혼세계와 하계(下界)의 인간세계를 연결시키는 중개능력의 소유자였다. 이들은 신령과 인간 사이에서 특수한 방식의 의례 집행을 통해서 양자를 매개시키는 직능을 지녔던 것이다. 더욱이 인류역사에서 고대사회는 질병이 신의 뜻, 혹은 악귀에 의해 나쁜 기운이 외부에서 신체 안으로 들어온 것이라 믿고, 초자연적인 힘을 빌려 나쁜 기운을 쫓아냄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려고 했다.

그래서 샤먼, 무당, 심방이라고 일컫는 자들이 무의로서 활동할 수 있었다. 곧 인류역사 상 최초의 의사는 무의였던 것이다. 이는 제주역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의들의 의료적 활동은 신탁(神託)을 빙의(憑依)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체적으로 점을 침과 아울러 귀신을 위무하는 의례 집행, 무구의 사용을 통한 초혼(招魂)의 집행, 부적(符籍)과 주문 작성 등의 주술적 행위, 장단에 맞춘 춤과 노래의 공연 등이 따르곤 했다. 한편 기원전 3세기 이전 작성됐을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을 보면 ‘10명의 무당이 영산(靈山)에 오르고 내리면서 백가지 약초를 채집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무당은 약초 채집과 같이 경험에 바탕을 둔 합리적 의료 활동을 위한 준비 작업, 그것도 한의약적 관점의 의료 행위에도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합리적 의료 활동은 제주의 심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제주의 심방이 심방답다는 것은 가무의례(歌舞儀禮), 곧 굿을 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그럼에도 심방 가운데 굿을 하지 않은 특수 직무 소유자가 있었다. 이들이 삼승할망이라는 일컫는 자였다. 이들은 모두 여자로서 산부(産婦)가 해산할 때 조산원의 역할을 맡았다.

이밖에 어린 아이의 무병성장을 기원하기 위해 신격(神格)의 삼승할망에게 혼자 요령만을 흔드는 작은 규모의 굿, 즉 비념도 행했다.

이로써 삼승할망이란 심방도 심방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제주의 심방 가운데 삼승할망이란 심방은 현재도 행해지는 의료 활동을 고대사회에서부터 줄곧 행해 왔었던 것이다.

결국 제주의 첫 의사는 삼승할망이라 봐도 무방할 듯싶다. 이는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통틀어 다 적용된다고 하겠다.

다음에도 제주의 무속신앙과 무속신화 가운데 한의약과의 관련성을 갖는 키워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의학 관점에서 보는 감귤산업의 미래(1)

 

“감귤산업, 과피를 신동력의 자원 삼아야”

 

귤의 껍질과 알맹이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을까.

17세기 동의보감껍질은 약으로 뛰어난데, 알맹이는 사람에게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다(皮堪入藥, 肉非宜人)”라는 기록이 나온다. 이는 8세기 본초습유귤과 유자는 본래 약효가 바깥 껍질에 있고, 가운데 과육은 성질이 찬데, 신 것은 곳곳에 미세한 담을 취합해 덩어리화 하나, 아주 단 것은 폐를 촉촉이 적셔 건강에 도움을 준다. 껍질은 약으로 뛰어난데, 씨는 사람에게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다이들 감귤류 껍질은 모두 나쁜 기운을 없애고 속을 편케 한다. 열매는 모두 먹기에 아주 좋다(桔柚本功外, 中實冷, 酸者聚痰, 甜者潤肺, 皮堪入藥, 子非宜人...此輩皮皆去氣調中, 實總堪食)”라고 나오는 내용을 허준이 거두절미해 인용한 것이다.

이밖에 6세기 타오홍징(陶弘景)은 알맹이를 많이 먹으면 담(생체 내 정상체액의 변질화로 발병)이 생겨 건강에 도움이 안 될까 두렵다(食之多痰, 恐非益也)”고 했다. 11세기 쑤송(蘇頌)과육은 많이 먹기에 적당치 않고 체내에 담이 생겨 정상흐름을 막히게 한다(肉不宜多食, 令人痰滯)”고 논했다. 곧 이들은 과육을 많이 먹지 말라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귤에 신맛이 반드시 곁들여 있음으로 담이 잘 생기는 한편, 단 것을 과식하면 혈액에 당분이 많이 스며들어 혈액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과육보다 껍질이 약효로서 중요성이 더 하다고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해방 이후 감귤산업은 과육 중심으로 발전해 나왔다. 반면, 고대부터 근대까지는 과피 중심의 활용이 더 일반적이었다. 이들 역사적 사실은 제주의 감귤산업도 과피에도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사업화에 나서야 함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 향후 제주의 감귤산업은 과피를 신동력의 자원으로 적극 수용·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적 관점의 감귤 활용은 예전부터 있었다. 16세기경에 와서는 리스쩐(李時珍)에 의해 체계적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쓴 본초강목發明’(발명)이란 항목에서 요즘 사람은 꿀로 졸인 귤을 과일 대신, 곧 주전부리로 먹는데 맛이 아주 좋다. 또한 귤로 장(간장·된장·고추장)이나 김치도 담근다(今人以蜜煎橘充果食甚佳亦可醬菹也)”고 했던 것이다.

결국 귤피도 과육과 함께, 제주 감귤산업의 주요 대상으로 삼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내 감귤 선과장 작업 모습
도내 감귤 선과장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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