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노이다의 야망
아! 노이다의 야망
  • 제주일보
  • 승인 2018.07.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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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가락회보 편집장·수필가·시인·​논설위원

승용차가 10분 이상 달린다.

한국 손님들께서 방문하신 이곳은 노이다(NOIDA)입니다. 300여 개 마을이 없어졌어요. 큰 도시가 생긴 것입니다. 오늘 아주 뜻깊은 일정에 한국 공장을 방문하시게 됩니다.”

나는 18년 전 김해시장 일행과 함께 인도를 방문했다. 공식 방문 목적을 들어보자.

다시 고대사()를 꺼낸 이유다.

서기 48년에 인도 왕실의 공주(公主) 허황옥(인도 이름은 슈리나트나)은 배를 타고 먼 항해 끝에 가락국 본거지 김해에 도래해 창건주 김수로왕과 혼인했다. 가락국의 수도 김해시는 인도 허공주의 탄신지 아요디야시와 자매 협정을 맺기 위해 인도를 찾은 것이다.

노이다는 인도 수도 델리로부터 30분 거리 근교에 있다. 1991년에 건설한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다. 인도의 꿈의 도시다. 노이다를 관리하는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나온 안내 공무원은 우리는 이곳을 복합도시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레이터 노이다시(GREATER NOIDA City)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자랑한다. 정전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으며 도로도 완벽하고 전화는 언제나 연결되며 민원 지체는 있을 수 없는 도시. 사회간접시설과 상업·산업시설, 지원제도가 완비한 도시를 건설했다고.

그래서 환경 친화적으로 주거와 산업의 이중 구조를 동시에 해결한다.

도시 규모를 보자. 산업 용지 31%, 녹지 27%, 거주 지역 26%, 공공 이용 11% 등으로 배치했다. 총 면적의 27%를 녹지로 할당해 가장 환경친화적인 단지라고 거듭 자랑한다. 20도로가 8차선으로 완공되면 수도 델리까지 20분에 갈 수 있어 외국 대기업들이 노이다 입주를 선호하고 있다.

노이다 단지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들어왔다. 입주 조건이 까다롭다. 유수의 기업들 가운데 한국의 대우, LG, 삼성이 가동 중이다. 200023일 우리 일행은 노이다지구 내 LG전자 공장에 도착했다. 한국인 사장이 영접했다. 가족을 상봉한 기분이다.

한국인 사장은 “LG전자는 1995년에 인도에 입성했으며 1996년에 공장을 완공한 후 1997년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여기서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24시간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은 3400여 명인데 99%가 인도인이며 이들은 애사심이 강하다. 청년들은 우리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히며 인도 128000만명 인구 중에 중산층이 3억 정도니 세탁기는 주문 후 6개월을 대기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일행은 큰 박수를 보냈다. 한국에서 항공편으로 무려 9시간이나 걸리는 먼 나라 인도에서 국제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 현장은 감동 그 자체다. 벌써 500여 개에 이르는 한국기업이 인도 각지에 진출해 있다. 삼성휴대폰, LG전자제품, 현대자동차는 인도인들에게 친숙한 브랜드가 된지 오래다.

지난 9일 노이다 단지 길가 곳곳에 태극기와 인도기가 게양됐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인도 중앙정부의 나렌드라 모디(Modi) 총리가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함께 참석한 날을 경축했다.

인도 언론은 세계 최대 모바일 공장 문을 열다라는 제호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0145월에 취임한 모디 총리가 외국 기업의 인도 내 준공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라 해서 큰 관심을 가졌다.

모디 총리는 외국 자본의 인도 투자유치의 귀재다. 우리가 지닌 자본, 응용기술과 산 경험을 살려 13억 거대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흔히 인도는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라고 한다. 인도는 다종교의 나라요 신분제다. 생각이 다양하고 행동이 조금 느릴 뿐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신남방정책을 실현하는 의지다. 남아시아 국가들과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쉽을 마련하는 것이다.

인디라 간디국제공항에 내리고 버스에 탈 때마다 눈앞에 나타난 삼성, 현대 대형 광고판을 보면서 한국-인도 수교 45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노이다의 야망과 함께 한국 기업의 상생 발전을 기원해 본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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