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길 아름다운 ‘섬 속의 섬’…자연의 신비를 품다
해안길 아름다운 ‘섬 속의 섬’…자연의 신비를 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7.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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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제1-1코스(우도올레)/하우목동항~하고수동해수욕장 3.2㎞

 

배에서 본 우도 모습.
배에서 본 우도 모습.

# 우도로 가는 길

목요일이어서 그런지 성산항에서 우도로 가는 8시 첫 배엔 관광객이 얼마 없다. 갑판 쪽으로 올라온 사람은 중국인 가족 세 사람과 내국인 대여섯 명 뿐이다. 그래도 오래 전부터 알려진 여름 피서지인데, 너무 한산하다.

지금 우도 올레7월부터 9월까지 임시통제 기간이다. 여름철 관광 성수기 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광객과 마을에서 운영하는 전기자전거 대여가 증감하는 시기여서, 도보여행 중 안전사고 가능성을 줄이고자 실시하는 임시 통제다. 그러니, 될 수 있는 대로 이 기간에는 자제해 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연재를 멈출 수 없어 부득이 취재에 나서게 되었다.

수차례 우도에 다녀왔지만 이번 올레 취재는 기자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다짐하며, 멀어져 가는 성산항과 다가서는 우도의 모습을 찍고 나니, 벌써 하우목동항이다. 부두 방파제에 길게 걸린 웰컴 투 뷰티풀 우도가 선명하다.

 

# 우도와 교통문제

배에서 섬에 내려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만난 커다란 선전탑은 왼쪽에 환영합니다’, 오른쪽에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섬 우도라 했다. 섬에 수많은 탈것들이 모여드는 바람에 교통대란을 일으켜 전세버스와 렌터카 반입 금지 조치가 1년 더 연장됐다는 기사를 본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다.

간판을 지나 오른쪽에는 우도에서 운행되는 버스들이 모여 있고, 여러 가지의 스쿠터와 자전거, 오토바이 대여점들이 눈에 띈다.

내릴 때 배 안을 살폈는데 렌터카는 안 보이고 공사용 차량과 우편차량, 화물차량 등이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길은 인적이 드물고 가끔 해안선을 도는 대중교통 전기버스들이다. 간혹 젊은이들이 탄 자전거와 오토바이, 지붕 있는 스쿠터들이 지나간다. 그러나 사람이 몰린 오후에는 를 단 렌터카들이 여럿 보인다. 성산항으로 돌아가는 배에도 몇 대 있었다.

땅콩밭 풍경.
땅콩밭 풍경.

# 우도 땅콩과 마늘

올레길에 접어들어 들길과 해변도로를 번갈아 걷는데, 땅콩밭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제 막 줄기가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부터 다 자라 노란 꽃을 피운 것까지.

그런데 땅콩 꽃을 보면 꽃가루받이가 땅속에서 나온 씨방자루와 이어져 땅속으로 들어가는 생식 과정이 참으로 신비하기 짝이 없다. 어림짐작으로 우도 전체 밭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가 땅콩 밭이다. 이제 막 갈아엎거나 그대로 있는 밭은 얼마 없어 마늘을 심을 것이다.

땅콩이 언제부터 우도의 명물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다양하게 변신한 건 참으로 불가사의다. 사탕으로부터 카라멜, 버터, 아이스크림, 막걸리에다 요리나 각종 물회에도 다 들어간다.

그런데 유통되는 우도땅콩막걸리상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지역에서 만든 것들이다. 우도에 양조장이 없으니, 아무데서나 우도땅콩만 넣으면 우도땅콩막걸리가 된다. 아무려나 땅콩 한 봉지 사서 한 알을 깨무니, 고소함이 입안에 번진다. 마치고 나서 맵싸한 우도 마늘 향을 느낄 수 있는 점심까지 먹어볼 심산이다.

# 주홍동에서 하고수동까지

오봉리 주홍동 사거리에서 다시 해안도로와 마주친다. 그곳 해녀의 집 식당 수족관을 들여다보니 소라가 있다. 6월부터 8월까지는 금채기인데 이건 제법 실한 놈들이다. 이태 전 여름 해물탕을 시켰을 때도 소라가 들어 있었다. 당시 주방장에게 물어보았더니 소라의 섬인 우도의 해물탕에 소라를 뺄 수 없어, 알을 낳을 수 없는 작은 걸 넣는다고 했다. 대신 회로는 팔지 않았다.

이어 눈에 띄는 오봉리 마을하수 처리장.

우도에선 마을별로 하수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 하나로 모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니, 각자 처리하는 셈이다. 그래 분쟁도 없을 터고 시설도 소규모여서 운영하기 편하겠다. 그러려면 주민들 스스로가 쓰레기, 음식물 찌꺼기 처리에 적잖은 노력이 수반될 것이다.

제주시에서 만든 관광지도에는 올레가 전흘동으로 돌아오도록 표시되었지만 올레길은 밭 사이를 걸어 파평윤씨공원을 돌아 하고수동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파평윤씨공원은 가족묘원으로 비교적 너른 묘역 한편에 유골함을 모신 듯 몇 개의 표석이 세워져 있다.

하고수동 해수욕장 해녀상.
하고수동 해수욕장 해녀상.

# 하고수동 해수욕장

다시 해안로로 나오니 하고수동이다.

먼저 방사탑이 스쿠터, 태왁과 함께 길 가운데서 막아선다. 안내판에는 마을의 재앙과 무사 안녕을 기원하고 액 등을 막기 위해세운 것이라 했다. 보통 2기가 한 조로 북쪽 하르방탑과 남쪽 할망당의 구조로 현무암 자연석을 이용해 쌓으며 미리 밥주걱과 솥을 묻는데, 밥주걱은 재물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고, 솥은 불에 강하기 때문에 마을의 모든 재난을 막아 달라는 뜻이라 한다.

해수욕장이 있는 마을이라 온갖 음식점과 카페, 민박집들이 다 모였다. 마릴린 먼로로부터 온갖 맛있는 그림과 글의 성찬장이다.

해수욕장 한쪽 바다에 떠있는 수영복과 물놀이 도구 대여점도 성황이다.

그리고 말없이 이 해수욕장을 지키는 세 개의 석상이 있는데, 인어상과 태왁을 든 해녀상 둘이다. 북쪽 낮은 곳에 자리한 인어상은 얼굴은 앳돼 보이는데 배 아래쪽이 튼실하다.

그만하면 거친 물살의 우도 주변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겠다.

우리 동네 해녀삼춘이란 안내문에 나오는 해녀상은 우도지역 해녀의 강인하면서도 순박한 모습을 나타내며, 거친 바다의 날씨를 견디고, 험난한 세월을 이겨내면서도 자리를 지켜온 어머니와 같이 온화한 마음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계속>

<김창집 본사 객원 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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