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신도시’ 재검토, 그 이후
‘제주공항 신도시’ 재검토, 그 이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7.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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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주변에 추진돼 온 이른바 제주공항 신도시 개발사업이 전면 재검토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는 사실상 원점 재출발을 의미한다. 제주시의 ‘도심숲 주차장’ 조성사업에 이어 이 사업까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제주도와 제주시의 행정 신뢰도 추락에 따른 비난이 이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나아가 제주공항 신도시 사업은 비록 재검토 절차에 돌입했지만 앞으로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전부는 아니지만, 신도시 개발 사업에 대한 부푼 꿈에 부풀었던 일대 주민들의 실망과 반발은 고스란히 제주도의 부담이 됐다.

이와 관련,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그제(22일) 도청 집무실에서 현안 조정회의를 열어 “광역복합 환승시설과 렌터카 통합차고지 조성 같은 도민과 관광객을 위한 필수 교통시설이 제대로 건설되고 제주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부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며 제주공항 신도시 개발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견해를 밝혔다. 제주공항 인근 개발사업의 출발점은 복합환승센터 조성이다. 그런데 지난해 6월 시작된 이른바 ‘제주공항 주변 지역 개발 구상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제주공항 일대 원활한 교통 및 물류 운송을 도모하고자 했던 애초의 취지가 지워졌다.

용역안은 제주공항 일대에 광역복합환승센터 건설사업 외에 상업, 업무, 숙박용지, 의료시설용지를 조성하고 이 과정에서 다호마을은 주민 이주대책까지 포함했다. 주거용 아파트 5000세대 건설 계획과 초등학교 건설 계획도 넣었다. 이 결과만 놓고 본다면 신도시 개발사업이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 열린 도민공청회에서 전문가는 물론 대학교수와 시민사회 단체, 나아가 지역주민들까지 이구동성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공항 인근에 신도시 개발사업이 이뤄지면, 제주시 동·서 도심 불균형은 더 심화 된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제주시는 연동과 노형동을 중심으로 하는 서부권 비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새로운 신도시가 제주공항 주변에 생겨난다면 제주시 동·서부 중심추가 서부지역으로 급격하게 기우는 게 당연하다. 나아가 이 사업은 제주도가 그동안 제주 제2공항 인근 지역주민들을 위해 조성을 모색해 온 이른바 제2공항 ‘에어시티’와 관계 설정도 문제다. 제주에 과연 성격과 기능이 흡사한 두 개의 ‘에어시티’가 공존할 수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

또 제주공항 주변에 새로운 도시가 탄생한다면 신규 교통 수요가 생겨나고 이는 자연스럽게 교통난 심화로 이어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주공항 인근은 만성적인 교통체증이 생기는 곳이다. 교통난 해소를 위한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이 되레 교통난을 심화하는 신도시 개발사업이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제주도가 계획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대로 된 미래예측과 균형적인 도시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추진해도 늦지 않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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