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한반도 평화의 길을 찾다
제주에서 한반도 평화의 길을 찾다
  • 제주일보
  • 승인 2018.07.1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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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하 제주평화연구원장·논설위원
 

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아시아의 평화 재정립을 주제로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올해 제주포럼의 최대 화두는 한반도 평화였다.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있은 직후에 열린 까닭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풍성한 담론의 장이 펼쳐졌다.

제주 포럼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개회식과 세계 지도자 세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의 연설 내용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담론으로 모아졌다.

이낙연 총리는 개막식 연설에서 한반도를 세계평화의 발신지로 바꾸고 싶다는 한국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야스오 후쿠다 전 일본 총리는 기조연설과 대담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정착 방안에 대해 오랜 경륜과 지혜에서 나온 값진 조언을 개진했다.

특별강연과 대담을 가진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 오르타 전 동티모르대통령도 한반도 평화 노력을 적극 지지하였다. 발표자와 토론자로 참가한 국내외 국제문제 전문가들 역시 40개 이상의 동시 세션에서 한반도와 아시아 평화 문제를 집중 토론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 전망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보인 이들 전문가들은 크게 낙관론과 신중론으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들 간의 격론은 회의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포럼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주요 국제이슈들을 시의 적절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에 관한 논의는 물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의 특별 강연이 그랬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치닫는 시점에서 이루어진 크루그먼 교수의 강연은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에 초래할 위험성과 특히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무역 분쟁으로 인한 미·중 갈등이 악화일로에 있고 이로 인해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을 감안하면 국가 경제는 물론 국가외교와 안보에 유용한 담론의 장이었다.

참석 연사의 수준도 주목을 끌었다. 예년에 비해 현직에 있는 고위직 외국인사가 많았다. 유네스코, 유엔훈련조사연구소(UNITAR)와 같은 국제기구 사무총장, 러시아 하원의장, 몽고 부총리,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비롯한 일본 국회의원들이 그들이다. 또한 전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전 유엔사무차장과 같은 고위직 출신 외국인사와 저명한 외국학자들이 다수 참석했으며, 명망 있고 전문적 식견이 뛰어난 많은 국내인사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와 같은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연사들의 참석으로 한반도 평화 문제를 포함한 각 주제에 대해 격조 있는 토론의 장을 열수 있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문제 논의에 집중한 이번 포럼은 6차례에 이르는 역사적 정상외교의 장인 세계 평화의 섬 제주의 평화 브랜드를 더욱 부각시켰다. 제주도 이슈에 관한 다양한 토론들도 제주의 고유 브랜드 제고에 큰 몫을 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제주포럼은 이제 제주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대표적인 국제 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제주포럼에서 국내외 전직 외교장관과 석학으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출범한 것도 제주포럼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특히 지방에서 열리는 약점을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포럼 성공을 위해서는 청중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논의 내용의 국내외적 확산을 위한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주 포럼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관심이다.

제주포럼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품 포럼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거도(擧道)적인 노력이 지속되길 바란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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