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광풍에 도심 완충녹지 사라진다
부동산 광풍에 도심 완충녹지 사라진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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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숲 주차장 조성 추진 배경과 향후 과제는
도시문제 해결 위해 얼마남지 않은 녹지에 손대는 행정당국
11일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에서 주민들이 휴식·운동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11일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에서 주민들이 휴식·운동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주지역에 얼마 남지않은 도시숲을 들어내고 주차장을 조성하려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당국은 차량 증가에 대응해 주차장 조성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지만 도시숲을 없애면서까지 주차장을 조성하는데 대해 반발이 일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과제를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주.

최근 주차장을 조성하려고 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제주시 일도2동 46-2 일대는 대표적인 완충녹지였다.

완충녹지는 공해·재해 우려가 높은 지역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정된 곳이다.

이런 완충녹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도시공원이다. 하지만 2년 후에는 제주지역 도시공원의 절반가량이 ‘일몰제’에 따라 개발이 가능해진다.

도내 부동산 광풍·고속개발 후유증으로 얼마 남지 않은 도시공원 등 도심 완충녹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셈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공원 계획을 고시한 이후 20년 안에 공원을 조성하지 않으면, 토지소유자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사업 계획을 취소하는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시공원을 포함한 도내 녹지 면적은 10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해 19.6㎢ 감소했다. 이는 마라도 면적(0.3㎢)의 65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10년 동안 녹지가 사라진 자리에는 각종 상업시설, 도로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도내 교통·도시 면적은 32.5㎢ 증가했다.

급속한 도시화는 주차난, 열섬현상 등 각종 도시문제를 불러왔다.

특히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주차난을 해결하고자 행정당국은 지난해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제주시 일도2동 46-2 일대를 완충녹지에서 해제하고 주차장 시설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이후 이곳에 129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하려다가 일부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런 가운데 도내 도시공원 면적 991만6000㎡ 중 사유지가 포함된 468만8800㎡(47.3%)가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 시한을 맞는다.

도시공원 일몰 지역엔 제주시 사라봉공원, 서귀포시 삼매봉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공원은 도심에서 완충녹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사라봉공원에서 만난 주민 김모씨(55)는 일몰제 소식을 듣고는 “이곳이 사라지면 인근에 마땅한 공원이 하나도 없는데 주민들 여가생활은 어디서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일몰제 대상 도시공원 중에는 완충녹지 역할 하는 곳이 있어 지자체에서 반드시 매입해야 한다”며 “그러나 예산확보, 매입 우선순위 논의 등 대책 마련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도시공원 매입에 최소 6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완충녹지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공원 등 녹지 보존을 위한 대책이 시급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다른 사업들에 밀려 20년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공원을 제대로 조성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며 “제주도 차원에서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데 완충녹지를 보존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끝>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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