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목소리, 허공의 메아리 아니다
주민 목소리, 허공의 메아리 아니다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7.08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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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과 성산읍의 제주제2공항 등 국책 사업 진행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일방적 추진이라고 규정한 반대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당 마을이 사업지로 선정됐으니 보상비를 받고 토지와 집을 내놓고 나가라식의 막무가내 추진이 한몫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 적게는 수십년, 많게는 수백년간 조상대대로 거주하거나 농사를 지어온 곳을 떠나야 하는 이들에게는 생존권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모습은 화력발전소가 있는 화순마을에서 재연하고 있다.

정부는 20206월까지 제주 지역 전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안덕면 화순해안로 남제주발전본부 내에서 발전시설 170용량의 LNG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제주발전소는 지난달 20일 환경영향법 등에 따라 사업 초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했다.

하지만 설명회장 앞에서 화순리는 물론 안덕면 일대 많은 주민이 모여 사업 추진 반대 집회 등 강력한 반발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주민과 사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졸속하게 추진하는 건설 사업을 반대한다라며 발전소 배출수로 인해 마을 어장 수온이 높아져 어장은 황폐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는 지난달 29일 남제주 LNG 복합화력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 생략에 관한 공고를 내 주민의 반대 목소리와 상관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주민의 반대 목소리가 허공의 메아리로 묻혔다.

사업자와 지역주민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주민에게 해를 준다는 우려를 불식시켜 사업을 추진하면 안 될까. 씁쓸하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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