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의 희망, 한의학
제주 관광의 희망, 한의학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7.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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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진.제원한의원 원장

 

지난 525일부터 27일까지 23일 일정으로 제주한의약연구소가 주관한 ‘2018 일본 한의웰니스 관광 설명회가 일본 오사카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이해하고 있는 한일교류협회한방스타일협회’(일본인 민간 한의학 스터디 모임)의 요청에 대한 답방으로 내실 있는 발표 자료와 정성 어린 선물을 가지고 출발했기에 출국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하지만 관광업계와 롱스테이 재단을 접하면서 갑을 관계가 역전되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그들의 고객을 제주도로 보낼 이유를 설명하고 호소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롱스테이 박람회에 참여한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보면서 관광 분야에서 자본이 우선하는 냉혹한 세계대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제주 관광의 현주소도 직시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롱스테이는 15일 이상의 체류형 관광을 의미하는데 월 최저 20만엔(한화 200만원)의 연금 생활을 하는 일본인들이 저렴한 물가의 나라에서 여생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노후 트렌드 중 하나가 됐다. 버블경제 붕괴 후 하와이에서 아시아로 롱스테이 대상지가 이동했는데 부동의 1위는 12년 연속 ‘truly asia’ 말레이시아(malaysia). 일본 물가의 3분의 2 정도에 기후가 온화하고 관광인프라가 우수하고 식사가 맛있는 것이 그들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한방스타일협회마에다 신지 대표의 로비로 롱스테이재단아야 카와시마 매니저와 제주한의약연구원의 간담회가 마련됐는데, 그 자리에서 유익한 팁을 다수 얻을 수 있었다. 요즘 일본인들의 제주행이 뜸한 이유를 물었더니 여러 요인이 있지만 중국인이 너무 많아져서라는 답이 충격적이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편향으로 걱정했던 제주도=중국인 관광지라는 공식화를 일본에서 확인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중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섬인지 진지하게 반문해야 하는 때가 된 거 같았다.

카와시마 매니저는 현재 일본인 롱스테이 인구 중에서 한국 수요는 거의 없는 상태이지만 가장 가깝고 청정자연과 한방치료가 있기에 롱스테이의 적지라며 일본과 거의 유사한 계절 특성 강조는 의미가 없고 청정자연과 문화, 그리고 한방치료 쪽에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롱스테이 입문, 제주를 표방하는 전략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의학 건강상담회를 위해 방문했다가 영업사원처럼 제주 관광을 홍보해야 했던 23일 일정 속에서 관광을 위한 각 나라의 간절하고 열정적인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없는 우리만의 것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았다. 자연도, 음식도, 호텔도 갈수록 비슷비슷하고 차별화가 안 되는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우리만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바로 한의학이었다.

관광객들에게 의료에 대한 관심사는 응급처치가 가능하고 저렴한지 정도였다. 한의학은 관광객들에게 질병상태를 넘어 좀 더 건강해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국소적 병소만 보는 양의학과 다르게 한의학은 전신 균형을 잡아주는 한방치료와 더불어 약선요리와 생활습관 조언을 통해 체질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독보적 치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의학으로 몸 상태를 진단해 설명만 해줬는데도 그들의 오랜 궁금증이 해소됐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제주 관광자원과 한의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제주를 손쉽게 치유의 섬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외국에 나가 돌아보고 와서 곰곰이 생각할수록 한의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보물이었다.

화장실만 들렸다 가는 중국인 크루즈여행이라도 기대하고 있는 제주 관광의 현주소를 직시하자. 한의학을 앞장세워 세계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치유의 섬을 만들면 이번처럼 관광객을 부르러 가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는 제주가 될 것이다. 제주 관광의 이미지에 결단코 어울리지 않는 화장실 크루즈도 사절하고 말이다. 한의학이 치유의 섬 제주의 희망이 돼 제주 관광을 화룡점정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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